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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하다/영화

강력하게 비추천하는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나는 지금 조금 흥분한 상태. 영화를 막 보고 나왔고..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강력하게 비추를 날립니다.

평소와 달리 영화를 전혀 검색해보지 않고 바쁘게 들어가서 보았기에 전혀 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알 파치노, 커트 러셀. 다코타 패닝

이 유명한 배우들을 데리고 이렇게밖에 못했을까.. 너무 슬프다.

극장에 들어왔을때 금요일 오후 피크 타임임에도 사람이 많지 않은것을 보고..

오지않은 현명한 사람들의 선택이 부러웠다..

 

먼저 영화의 대략적인 흐름을 기록해 본다.

초반부 매우 지루하다. 좀이 쑤셔서 정말 앉아있기가 힘들었다.

영화는 미국에서 서부영화를 찍어내던 시대가 배경이고

디카프리오는 극중 영화배우로서 서부극의 주인공으로 영화를 촬영중이다.

마고 로비는 직접 시내에 차를 몰고 나가 서점에 전화로 예약해둔 책을 구입한다. (아날로그 감성?)

거리엔 히피들이 히치하이킹을 하고, 티켓을 사서 영화를 감상하는 시대.

그리고 액자형식의 극으로, 주인공 디카프리오가 촬영중인 영화 이야기가 펼쳐진다.

서부극이다. 텍사스 어딘가 술집을 점령한 디카프리오는 아이를 유괴해 부유한 부모에게 돈을 요구하고

미국 여기 저기서 찾아오는 손님들(주로 서로 총질을 하며 살인을 아무렇지 않게 여긴다)을 맞이한다.

 

이 초반부가 매우 지루하게 여겨졌던 이유는

1. 관심있거나 흥미있는 주제, 이야기거리가 아니어서

2. 극의 흐름이 미치고 팔짝 뛸 정도로 느려서

이 두가지 였는데. 2번을 애써 긍정적으로 해석하려 노력하면서!!

우리는 현실에서 디지털화된 사회에 살고있지. 영화표는 인터넷으로 좌석까지 지정해서 예매하고

핸드폰으로 국제통화도 가능하며 앉은 자리에서 전세계 어디든 뉴스를 볼수있고 외환거래도 가능한 반면

영화속, 그리고 영화의 영화속 현재는 아날로그 시대/ 느림의 미학/ 영화의 전개도 여유~로운 이것에 익숙해 지려 해보았다.

영화배우들의 얼굴화장이나 복장은 지금에 비하면 다소 엉성하다. HD카메라가 아니므로.

느릿느릿 걷고 천천히 말하며 배경과함께 그들의 전신이 담긴 필름이 돌아간다.

지금처럼 빠른 카메라워크로 얼굴 클로즈업과 바로 다음씬 전체 배경씬 과 같은 구성이 불가능했던 시대.

 

극의 중반부는 매우 모호해진다.

영화속 영화의 주인공인 디카프리오의 현재 (영화 촬영을 하고있음)

영화의 두번째 주인공인 브래드피트 의 현재 (히피 마을을 찾아가서 일어나는 일들)

조연 정도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자주 나오던 마고 로비 의 현재 (자신이 출연한 영화관을 찾아가 감상중)

이런 이야기들이 번갈아 나오는데, 스토리들은 연관성이 없고 그렇다고 교훈적이거나 재미있지 않다.

웃기거나 감동적이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은, 별 내용없는 그냥그냥 일상들이 펼쳐지는데...

자주 꽤 여러번 현자타임이 온다.

'나 여기 왜 앉아있지?' 내지는 '나 여기서 뭐하고 있는건가' 라는...

급기야 시간이 아깝고 나갈까 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 후반부에는 잔인해진다. 오 이것은 컬트인가???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또한번 생각한다. '역시 실수였다. 나는 왜 여기 있는가?'

나가야 한다. 나가고싶다.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지만, 짐이 많고 양옆에 사람들이 앉아있다.

그리고 정말이지 결론이 궁금해서 참고 앉아서 보기로 한다. 아조씨 도대체 무슨얘기 하고싶은고야?

우리 빵오빠랑 디캐프리오가 늙어서 안쓰러운 모습들을 계속 적나라하게 찍으면서

쿠엔틴 타란티노 아저씨가 하고싶은 말이 모야?????

 

결말 장면. 스포가 될수도 있다. 아니 결말을 그냥 쓸 것이고 이것은 스포일러 이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시는 것을 추천하지 않기에 그냥 끝까지 읽으셔도 되리라 생각한다.

자. 중반부에 우리 빵오빠는 히피마을에 가서 원한을 살 일을 했고, 그 히피들이 찾아온다.

바로 브래드 오빠와 대스타가 된 디카프리오 가 머무는 헐리웃 고급저택에.

쳐들어왔으나. 가격하려 했으나. 오히려 일방적으로 당한 히피세명.. 죽.었.다...

잔인하고 극적이다. 갑자기 영화가 컬트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해피엔딩이다. 누구에게? 백인 상류층에게.

 

그렇게 침입자들을 아무렇지않게 죽이고, 자신이 살인한 무용담을 늘어놓고,

그 살인을 계기로 꿈에 그리던 옆집 유명한 감독의 집에 바로 패스트티켓 끊어 초대받은 그밤.

영화의 제목이 자막으로 올라가며 극을 마친다.

Once in a time in Hollywood.

옛날 옛적에.. 헐리웃에서 있(었을지도 모를)었던 일들..

 

의미를 찾으려 해봤고, 무슨말을 하려 하는건지 관심법으로 들으려 해봤다.

한편으로는 예전 [멀홀랜드 드라이브] 같은 느낌을 주려 하신건가? 싶었는데

그러기엔 너무.. 너무...

웨스턴 무비와, 예쁜 여주인공 일상의 파파라치, 와일드한 말라깽이 소녀의 충동적인 모습과,

뭐 어떤 브로맨스 우정의 모습, 예전 무성영화 때처럼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해설이 나오는 장면들

이것들을 해보고 싶었던 감독의 실험 이었다 라고밖에 보이지 않는다.

실험을 하면서도 어떤 감동이나 재미, 교훈을 넣을수 있었겠지만 결국, 실패했다.

 

개인적으로 단 두가지 눈요기였던 것은

미드 <팬암>에 출연했던 마고 로비의 예쁜 얼굴을 자주 볼수 있었다는 것과

잠깐 방문했던 헐리웃 베버리힐즈 지역을 영상으로 볼수 있었다는 것.

나이들어버린, an old man 이라고 묘사되던 우리 빵오빠..

그리고 위대한 개츠비를 찍었던게 어제같은데 역시나 나이들어 버린 디카프리오..

세월이 야속하다. 하지만 그 나이듦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젊어보이려 애쓰지 않은 모습에 박수!